사업이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까지 실패한 건 아닙니다. 많은 폐업 경험자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을 했던 이력은 이력서에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고, 회사 입장에서 ‘왜 다시 직장인이 되려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경력 정리와 자기소개서 구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2025년 현재는 경력 단절보다 자기 주도적인 경력 변화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사업 경험도 경쟁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 글에서는 폐업 후 직장으로 재취업하기 위해 어떻게 경력을 정리해야 하는지, 그 방법과 실제 사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업도 ‘경력’이다 – 이력서에 어떻게 써야 할까?
폐업 후 다시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민되는 건 바로 이력서 작성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업은 회사가 아니니 경력이 안 될 것 같다”는 오해를 하지만, 사실 자영업, 프리랜서, 사업 운영 경험도 충분히 직무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기술하느냐입니다.
경력 기술서에 사업 경험 넣는 법
- 사업자 등록기간 명시 + 매출 규모(예: 월 800만 원 내외)
- 담당 업무 상세하게 작성
- 예: 상품 기획, 마케팅, 매출 관리, 인력 채용 및 교육, 재고 관리 등
- 성과 중심으로 정리
- 예: 블로그 마케팅 도입 후 방문자 수 200% 증가
- 사용했던 프로그램 및 도구 병기
- 예: 엑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페24, 인스타그램 마케팅 등
사업 경험이 ‘관리자급 직무’나 ‘실무 다방면 능력자’라는 점을 잘 부각하면, 일반 사무직 이상으로도 경쟁력이 생깁니다.
사례
부산에서 4년간 소형 카페를 운영했던 이지현 씨는 폐업 후 유통회사 마케팅팀에 지원하며 이력서에 “카페 사장” 대신 “소형 F&B 브랜드 마케팅 실무 담당”으로 표기하고, 블로그, SNS, 네이버광고 활용 경험을 상세히 기술해 서류 통과 및 최종 합격에 성공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솔직하되 전략적으로 – ‘왜 다시 직장인이 되려는가’를 설득하라
이력서에 사업 경험을 잘 기술했다면, 자기소개서에서는 ‘왜 다시 직장에 들어가려는지’, 그리고 ‘사업 경험이 해당 직무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사업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지원했습니다”라는 태도는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쓰기 좋은 방향
- 자율성과 책임감 강조: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한 경험이 조직 내 실무 능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 실패 경험을 통한 학습 강조: “사업을 하면서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데이터 분석 기반의 운영 전략을 체득했습니다.”
- 팀워크의 필요성 인식 강조: “혼자 하는 일의 한계를 느끼며 조직 내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은 동기가 생겼습니다.”
- 업무 연관성 연결: “사업에서 SNS 마케팅을 직접 운영하며 콘텐츠 기획과 광고 효율 분석 능력을 키웠습니다.”
솔직하되 감정적으로 풀지 말고, 배움과 실무 능력 중심으로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합니다.
사례
서울에서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다 폐업한 김민경 씨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지원하며 자기소개서에 “5년간 사업을 하며 플랫폼의 고객 UX와 UI에 대해 실제 사용자로서 분석하는 역량이 생겼고, 이 경험이 기획자로서 더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술해 기획팀 인턴으로 채용되었고, 현재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폐업 공백 기간, 어떻게 설명할까? – 시간 낭비 아닌 ‘준비 기간’으로 만들기
사업을 정리하고 나면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공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 기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된다면, 그 시간을 ‘배움의 시간’, ‘정비의 시간’으로 풀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가 아니라, 실제로 그 기간 동안 내가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기록해야 합니다.
공백기 설명 예시
- 실업급여 수급 + 직업훈련 수강 (내일배움카드, 구직자 훈련 등)
- 자격증 취득 준비 또는 시험 응시
- 온라인 강의 수강 (코딩, 엑셀,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
- 블로그 운영, 유튜브 콘텐츠 기획, SNS 마케팅 테스트 등
- 가정 내 돌봄 병행 등 개인적 이유 + 재취업 준비 병행
공백을 숨기기보다, 그 시간 동안의 의미를 부여하고 계획을 보여주는 게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사례
인천에서 디저트샵을 폐업한 후 7개월간 쉬었던 박수정 씨는 자기소개서에 “폐업 후 디지털 마케팅 과정을 수강하며 유튜브 콘텐츠 편집, 블로그 글쓰기, SNS 광고 기획을 학습했고, 이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고 서술해, 소셜마케팅 기업에 콘텐츠 에디터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채용 시장에서 사업 경험이 강점이 되는 직무는?
모든 직무에서 사업 경험이 환영받는 건 아니지만, 특히 관리, 기획, 마케팅, 운영, 고객 응대 관련 직무에서는 사업 경험이 오히려 신입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 경험은 단순 업무 능력 외에도 책임감, 위기 대처력, 자율성과 판단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다양한 역량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 경험자가 지원하기 좋은 분야
- 온라인 마케팅, 콘텐츠 기획, 블로그 운영, SNS 홍보
- CS(Customer Service), 고객관리, 커뮤니티 운영
- 매장 관리직, 슈퍼바이저, 프랜차이즈 운영직
- 자재·상품관리, 창고 운영, 발주관리
- 기획, 전략, 매출 분석 직무 (사업자 출신 데이터 활용 가능)
특히 중소기업, 스타트업, 유통업계, 프랜차이즈 본사 등에서는 자영업 경험을 높게 평가합니다.
사례
경기도 성남에서 6년간 편의점을 운영했던 송재민 씨는, 폐업 후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 관리직에 입사했습니다. “매장주 경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어 경력직으로 입사 후 1년 만에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마무리하며
폐업은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업이라는 다양한 실무 경험을 직접 체험한 경력으로서, 새로운 직무에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경험을 표현하고,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력서에 사업 경험을 ‘담당 업무 중심’으로 구체화
자기소개서는 사업 실패가 아닌 성장의 계기로 서술
공백기는 학습과 준비 시간으로 설명
지원하는 직무와 사업 경험의 연관성을 명확히 연결
폐업은 좌절이 아니라, 커리어를 확장하는 또 다른 길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경험은 분명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으로 돌아가는 길, 경력 정리부터 시작하세요.
당신의 두 번째 출근길을 응원합니다.